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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안녕하세요.

제목대로 '근황' 이야기입니다.

 

다른 SNS나 커뮤니티에는 쓰고 싶지 않아서 다소간은 개인적인 공간에 써 넣게 되네요.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1.

 

1인 게임 번역은 더이상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오만 헛소리를 써 놨는데... 재미있네요. 흑역사인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제가 직접 기술 부문까지 담당하는 것도 있기는 한데,

아주 간단한 수준이라 프로그래밍이라 부르기는 민망하네요.

 

아, 말하고픈 건 이겁니다.

기술 관련 질문은 더이상 받지 않고, 하셔도 답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2.

 

마이테츠 이후 Myskrpatch라는 팀 소속으로 여러 활동을 해 왔습니다.

나름 자부하는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건

 

'ATRI'

'하츠유키 사쿠라'

'사쿠라의 시'

 

정도가 있겠네요.

나름 감회가 깊습니다.

 

더불어서 한국어화 활동 관련해서도, 아래 글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s://arca.live/b/yuzusoft/71843293 (누가 나무위키에 링크를 달아 두셨네요)

 

애정이 있는 작품에 한해선 계속해서 '번역팀' 활동을 하기는 할 것 같습니다만,

 

"이 패치 어디서 구해요"

"이거 배포하시나요"

 

이러한 질문은 '모음' 글에서도 말했듯

더이상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수 없네요.

 

처음 패치 모음집을 만든 건 단순히 제가

비주얼 노벨 장르를 사랑하는 유저로서 자원봉사를 한 것이지,

그 책임감과 의무감이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부터는 딱히 관리할 마음이 들진 않더라고요.

 

접객업의 비애라 해야 하나요.

손님은 딱 한 번 문의한 거지만, 직원은 하루에도 해당 문의를 10번은 듣습니다.

그런 아이러니에 지친 것도 조금(사실 많이) 있습니다.

 

 

3.

 

현재는 패치에서 벗어나 게임회사나 플랫폼과 계약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렸던 소식 중에서는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에서 출시되는 비주얼 노벨 몇몇 작품,

"DLsite"에서 출시되는 몇몇 작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야, 후자는 좀 위험한데.

 

이외에 작품 한 가지를 더 진행 중입니다만 NDA로 인해 자세히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때가 무르익으면 정식으로 발매될 테니, 입맛에 맞는다면 플레이해 주시길.

 

이 '계약'도 굳이 따지자면 '비주얼 노벨 장르를 사랑하는 유저로서'의 뭐시기이긴 해도,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 결이 조금 다르기는 한 것 같습니다.

다만, 형태는 달라도 어느 정도 유저 생태계에 공헌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같습니다.

 

그리고 희망사항이지만

글로벌 출시에 있어 한국어판 발매를 주저하는 비주얼 노벨 회사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번역을 제공해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실제로 힘이 닿는 한에서 여러 서클이나 회사에게 제안을 드리고 있기도 합니다.

 

 

4.

 

저는 지금까지 이 세 가지.

 

"어떻게 사?"

"어떻게 켜?"

"번역 어떻게 해?"

 

가 비주얼 노벨 입문에 굉장히 큰 문턱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한 지금까지의 행위들(한국어화 패치 등)은

그 중 "어떻게 켜?"와 "번역 어떻게 해?"를 해결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에너지가 바닥나기 시작합니다.

제가 모든 게임을 다 번역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하고 싶다 해도 현실적으로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본인의 시간을 써야 하니까요.

 

지금 한국 시장 진출에 일조하는 건

"어떻게 사?"라는 질문에 대한 제 해답이자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게임을 사거나... 혹은 복돌로 구하는 데 도가 트셨다면 정말 쉬운 일이겠지만,

대부분의 초심자는 구매조차 어려워합니다.

Myskrpatch가 계속 스팀 지원을 한 것도 그 일환이었습니다.

 

사실 이 문단에 정말 정말 길게 뭔가 썼거든요.

번역을 하면서 너무 지치는 일이나, 정식 한국어판에 참여하면서 느낀 어려움 등.

아니나다를까 올리기 직전에 지우게 되네요.

 

그냥 나름 이 일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했다로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

 

이와 더불어서 일문학 전공으로 석사 과정 준비 중입니다.

세부전공은 현대문학, 그중 전후 일본 평론을 다룰 것 같습니다.

별일이 없다면 박사까지는 이 악물고 갈 것 같고요.

던지더라도 수료는 하고 던질 것 같습니다.

 

번역 일에 애착도 있고 좋아하긴 하지만, 나름 삶의 밸런스를 찾으려면 이게 맞는 것 같더라고요.

(?? 맞나?)

조만간 제 실명을 걸고 연구서적이나 문학을 번역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오, 이 인간 여기에 뜻이 있나?

없습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문학박사라 생각했고, 그걸 실천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러고 나서 번역이고 문학이고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취업할지도요.

 

요즘은 대학원 간다고 설명하는 것도 조금 피로하더라고요.

놀림조든 찐텐이든, 문과 개그, 대학원생 개그에 많이 지쳤습니다. 그쯤 가니 타의 없는 격려조차 힘들더라고요.

이제는 제 선택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안 들으려고 합니다.

 

최근 사학 박사과정 하시던 어떤 웹소설 작가님이 연구의 길을 접으신 걸 보고 참 많이 공감했습니다.

백번 이해하고, 어떤 다른 감정도 들지가 않더라고요.

그 분께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겁니다.

 

 

6.

 

이외 별다른 블로그나 SNS는 없습니다.

커뮤니티(아카라이브 유즈소프트 채널)에는 가끔 출몰하는데 유의미한 활동은 안 합니다.

뻘글 좀 던지고 튀는 정도.

 

최근에는 개인적인 SNS(인스타그램 등)도 대부분 삭제했고...

트위터는 일본어 위주로 사용하긴 하는데, 찾으시려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만 별 쓸모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저 계정 삭제한 거 보고 누가 자살하냐고 하더라고요.

그냥 이래저래 피곤해져서 그렇습니다.

 

 

7.

 

평소에는 나름 유쾌한 척하면서 드립도 치고 하는데, 사실 이 사람 안 유쾌합니다.

지금은 좀 많이 지쳐서 글의 텐션도 굉장히 낮네요.

 

그래도 요즈음 일주일에 한 번 복권 만원어치 살 때나,

아무 생각 없이 번역에 집중할 때나,

대학에서 좋아하는 수업 들을 때가 가장 순수하게 행복합니다.

 

이 정도로 끝맺겠습니다. 이상입니다.